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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를 보며

2006년 나의일기

by 눈오는바다진사 2006. 12. 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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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다녀온 충주 시댁 행사였기 때문에 언니도 같이 갔었다.. 나랑 동갑이지만 그래도 사실상 1년 먼저라서 형님이라 부르기 뭐해 언니라구 부른다..

 

고등학교 갓졸업하자마자 지금의 10살이나 차이나는 남편을 만나 아들하나 딸하나 두구 시댁에서 시어머니 모시구 살구있다. 아버님이 고등학교때 돌아가신대다 어렸을적부터 할머니 손에서 커서 고생도 많이 했었다. 아버님의 유산인 땅을 조금 물려 받았는데 그건 지금의 남편이 자신의 명의로 했다구 한다. 그리고 결혼하자마자 아이를 가져서 신혼에 단꿈도 없었을것이다. 게다가 시댁이 잘사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눈치를 주나 보다. 친정이 코앞이라 어쩌다 친정인 어머니에게 가면 반나절도 안되어 대리러 온다구 한다.

 

그러면서 친정집에는 오기 싫어한다구 한다. 게다가 맏이라서 챙겨야 하는 제사도 많은데 아이들도 할머니와 같이 크는지라 버릇이 너무 없어 응석이 심하고 살림이 궁하다 보니 일을 다닌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그나이가 되도록 기술이 있는것도 번듯한 직장이 있는것도 아니라서 막노동으로 여기저기 지방을 나갔다가 몇달만에 들어오구 집에 있어도 언제나 술자리 간다구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할시간이 없는듯했다.

 

더욱이 친정이라 있지만 오히려 언니가 챙겨야 하니 더 힘에 겨울수 뿐이없다. 언니는 참 착한데 언니 얼굴은 이미 삶에 지쳐서 많이 나이가 들었구 신장까지 안좋아졌다 한다. 고생이 계속 끈이지 않는데다 여기저기 치여서 많이 힘든듯 했다.

 

그날 충주갈적에도 다음날이 시어머니 생신이라구 음식다 놓았지만 일찍가야 하는것이 싫은것처럼 보였다. 하긴 오랜만에 모이는 가족들이니 가기도 싫었겠지.. 두아이들은 혼자서 다 할수 있으면서 그렇게 응석을 부리구 짜증을 낸다.. 초등학생인지 2살짜리 애기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언니를 집에다 대려다 두구 할머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러 가는 차안.. 할머니의 말씀에 마음이 아팠다.

윤정이가 어디갈일 있으면 자기 꼭 대리고 가래.. 애들대리고 다니기도 힘들텐데...

자신의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한때 나도 겪었던 일이라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아이들때문에 빼앗기는 시간. 불편한 시어머니 그리고 무능력한 남편 항상 넉넉치 못한 생활.. 그 일상에서 잠시라도 탈출을 하고 싶을것이다.. 그런 언니를 보면서 난 많은 생각을했다..

 

한땐....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언제나 경우때문에 난 늘 뒷전인 엄마... 그래도 부모노릇한다구 대학보낼려구 학원을 지겹게도 보냈었지.. 공부만은 시킨다구 그래도 늘 내 생활을 부모에게 빼앗긴다구 생각했던 난 그런 생활이 지쳐 아저씨와 살게 된거구... 이래저래 우여골절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지금의 난... 아빠가 있구 엄마가 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된다 하더라도 마음에 든든한 위안이 된다. 그리고 이젠 어디 여행갈일이 있으면 서울집에서 항상 날 챙긴다.. 어디 갈건데 갈거지 하고...

 

서울집에선 아직도 철없는 딸내미라 집에가면 여전히 땡깡만 부린다... 그래도 찾아오는 것을 좋아하신다. 나에게 해준것이 없다구 늘 미안해 하시는것도 조금씩 보일때도 있다.

 

시누를 보며 지금의 내생활을 돌아봤다. 그래도 본인딴에는 신경쓴다구 열심히 생활하며 잘 챙겨주구 나뿐이 모르는 랑이... 그리고 어쩔수 다니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 다니는 직장과 가끔씩 난 문화생활도 즐긴다. 뮤지컬도 보러 가구 영화에 연극... 그리고 사람들과 맛집을 찾아다니구 어쩔땐 고급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지 않으면 노래방도 가구... 우울하면 맥주 한잔씩 마시구 집안 살림도 랑이랑 분담해서 하니 힘들지도 않구 부모님 다계시구....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돈이 많아도 살수 없는것도 있다.. 진정한 행복... 그것은 행복하다 주문을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다른사람이 함께 누릴수 있는것이 행복인것을..

 

지금의 난....

몇십만원짜리 옷은 입지 못해도 기름기 흐르는 음식은 먹지 못해도 남들처럼 어디어디 여행을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일과 날 사랑해주는 랑이와 나의 행복을 빌어주는 많은 사람들덕분에 넘치는 행복을 누리구 있었다..

 

이 행복 언니와 함께 하고 싶다... 언니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지만 그래도 이게 행복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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