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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라산 백록담

제주도 추억 & 소소한 이야기

by 눈오는바다진사 2007. 10. 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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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제주도100배즐기자
글쓴이 : 안방마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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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자고 조른 백록담... 하지만 가는길은 만만치 않았다. 거의 암벽등반 수준의 코스인데다 저번 태풍 나리의 영향으로 등산로 대부분이 무너져 내리거나 유실되어 응급 복구작업이 진행중이였다.

사람들 다니는 쪽으로 계속 헬기가 와서 위험하고 가파른 계단과 무너져 내린 큰돌들...

대피소에서 백록담까지 올라가는 길은 더 가파르구 눈물만 나왔다...랑이가 내가 힘들다구 지팡이도 만들어주었다..

맨손으로 억센 나뭇가지 끈어다 잡기 편하게 만들어 주어서 그거 잡구 부지런히 오를수 있었다. 

대피소 가기전 이미 지쳐버린 난... 랑이를 먼저 올려 보냇다. 내가 쳐지면 랑이는 자꾸 쉬게 되구 더 힘들어 지구 정상까지 갈수 없다구 생각되었기 때문에 랑이는 나보다 20분 먼저 대피소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구 다시 정상도전

역시나 가파른 계단.... 그냥 다시 대피소로 가서 돌아갈까 생각을 몇번을 했다. 하지만 다시 그 가파른 돌들을 내려갈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 울며겨자 먹기로 정상까지 갔다. 정상으로 가면 다른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구...

또다시 랑이를 먼저 보냈다.. 그래야 내 스스로 빨리 가려 노력할테니까...

30분먼저 도착한 랑이는 정상에서 사진도 찍구 휴식도 취했다..

 

그 가파른 길을 그렇게 통통 올라가다니.. 사람이 아닌가 보다...ㅡ.ㅡ

난 도착하자마자 내려가는 소리에 쉬지도 못하고 다시 내려갔다..ㅠ.ㅠ 12시30분까지 대피소에 도착하고 2시까지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일찍 해가 져서 어두운 산속에 갇히게 되기 때문에 관리소측에서 통제를 한다.

내가 올라간 시간이 딱 2시...

대피소에서 한번도 안쉬구 올라갔던 난 이미 기진맥진... 그래도 그때 내려가야 안전하게 내려갈수 있다는 말에 다시 길을 내려갔다.

이번엔 반대편쪽으로...진달래꽃밭 대피소까지 1시간 40분정도 걸렸다..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진 않앗지만 큰돌들 때문에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운동화를 신었는데도 돌뿌리의 위력은... 역시...

 

거의 3시간반만에 휴식을 취했다.. 절뚝절뚝 걸으면서도 부지런히 내려왔더니 뒤쳐지진 않았다..

다른 사람보다 일찍 대피소에서 출발했다. 랑이혼자라면 충분히 시간안에 내려갈수 있었지만 내가 거의 죽기 직전이라 쳐질까봐 30분먼저 출발했다. 그래도 조금 쉬었다구 발걸음이 가벼워 졌다. 돌뿌리도 그런대로 빨리 지나갈수 있었구 하지만 여전히 느린긴 했다.

랑이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산이라는 곳은 일찍 해가 지구 어두워 지기 때문에 6시전에 내려가야 한다구...

하지만 나의 다리는 걷기도 벅찼다...

내가 우겨서 온 한라산.. 한번쯤 짜증낼만 했는데 랑이는 싫은소리 한번 안한다. 많이 힘들면 서두르지 말구 넘어지니까 천천히 조심내려 가라구...다시 랑이를 먼저 보냈다... 미안해져서..

하지만 랑이와 난 거리 차이가 너무 심했다. 한참을 내려가고도 내려오지 않자 다시 올라온 랑이...

걱정부터 한다. 그래가지구 내일 돌아다닐수 있겠냐구...ㅡ.ㅡ

내가 먼저 내려가 했다. 먼저내려가면서도 계속 돌아보는 랑이..

 

내려가다 내가 안보이면 소리를 지른다.. 조심히 내려오구 있어? 하고...

내가 응.. 하면 천천히 와.. 한다. 그리고 내려가다 보면 앉아서 날 기다리구 있다. 그렇게 하길 몇번... 내뒤에 있던 팀들이 하나둘 우리를 앞질러 가구 산은 해가 지기 시작하고 나도 랑이도 겁이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겁난다구 표시내기도 힘들정도로 난 지쳐 있었다...

관음사에서 출발 성판악으로 내려오는데 관음사에서 정상까지 8.9km 정상에서 성판악까지 9.4km...

게다가 산길이니 거의 20km를 걷는것였다.

하지만 랑이는 꿋꿋이 내옆에서 나를 지켜 주었다. 해가 어두워 져도 빨리 가자구 재촉하지도 쉬고 있는 나에게 투덜 대지도 않구..

조금더 쉬다 가라구 그래도 대단하다구 옆에서 용기를 주었다..

별거 아닌거처럼 생각될거다. 그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은.. 하지만 한라산 등반은 나와의 싸움이였다.

몇번씩 포기하려했던 그리고 4년전 제주도 여행에서도 노루샘까지 왔다가 힘들어 포기하고 갔던 등반이였기 때문에 전날부터 난

각오를 단단히 했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것이 등산이다..

 

다행히 내려올수록 길이 편해졌다. 목조로 길을 깔아놔서 그때부터 랑이와 보조를 마출수 있었다..

장난도 치구 의지도 하고 농담도 하면서 그렇게 랑이에게 의지하면서 내려왔다. 6년동안 이사람을 보면서 그날만큼 큰 의지가 된적이 없었다. 다시 한두팀씩 우리가 앞지르기 시작했구 마지막 3km에서 부터 쉬지 않구 계속 내려와 6시에 성판악 매표소에 도착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 화장실에 갔다가 나왔는데... 그 잠깐 사이.... 산은 어두워 졌다...그 싸늘함이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내가 조금만 늦게 내려왔다면 랑이와 난 저 산속에 갇히게 된다. 눈이 안좋은 나... 더구나 그 돌뿌리 많은곳에서 어두워 지면 더 안보이니까 오도가도 못하는데다 산에는 왜그리 까마귀가 많은지.... 우리 내려오구 산은 어둠에 싸였다...

말로만 듣던 조난을 당할수 있는 상황이였다...ㅡ.ㅡ

 

랑이가 있어서 난 내려올수 있었다. 랑이의 말한마디가 응원이 나에게 큰힘이 되었구 내가 힘들때 랑이는 나를 지켜주었다..

완전히 감동이였다...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잘 내려오구 있어? 그 소리가...ㅠ.ㅠ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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