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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속의 아픔

2011년 나의일기

by 눈오는바다진사 2011. 11.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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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마지막주에 아이들을 만났다.

항상 연규아저씨가 낄려고 계속 그래서 미루고 미루고 했었는데 정미가 계속 보고싶다고 문자하고

한번만 만나달라고 해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아침근무를 하고 랑이에게는 회식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약속장소로 나가 아이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지... 만나서 무슨말을 하지..

울어버리면 어쩌지.. 등등 많은 걱정을 하고 기다렸다...

 

정미가 나오는 순간 알아봤다.

피줄이란 그런건가 보다.. 종상이도 알아봤다...

 

버스를 기다리며 익숙한듯 아무렇지 않게 장난치며 이야기하며 있었다.

저멀리서 할마시가 보고 있었다.

 

아이들 뒤를 따라 나온듯..

난 못본척했다.

 

아니 아는 척을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쪽으로 오는데 다행히 버스가 와서 얼른 버스에 올랐다.

 

아이들과 야탑에 있는 빕스에 가서 밥을 먹었다.

요즘 아이들 답지 않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

 

밥을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미는 학원을 가고 싶지만 할마시가 돈들어간다고 학원을 그만두게 했다는 말과..

 

아이들 옷이 오래된듯하고 종상바지는 너무  짦아서 할머니가 옷을 안사주냐고 물었더니

본인이 치장하고 입고 하는건 잘 사면서 아이들건 얻어다 입힌단다.

정미가 입고 있는 윗옷도 친한 친구의 엄마가 사준 옷이고

종상이가 입고 있는 점퍼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꺼고 바지는 6학년때 샀다고...

 

그말을 듣고 있는데 어쩜 하나도 변한게 없는지...

참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그런점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건데

아직까지 본인뿐이 모르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저녁을 먹고 아이들 옷을 사주었다.

한번도 그래본적이 없었던 나...

아이들과 살면서도 할마시때문에 눈치보여 옷한번 사주지 못했던 나

 

얼마나 매장에 가보지 않았는지 어떤옷을 입어야 하는지

요즘 아이들이 어떤옷을 입는지...

얼떨떨하는 아이들....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하긴.... 내가 옆에 있었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겠지만...

 

자기에서 돈쓰는건 당연한거고 다른곳에 쓰면 낭비라고 생각하는 할마시..

11월에 만날것을 약속하고

아이들과 짦다면 짦은시간을 마치고 헤어졌다...

그냥 멍했다...

 

머리속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원망의 말한번 하지 않는 아이들 특히 종상이는 나를 많이 이해하고 있었다.

내가 왜 자기들을 버리면서까지 나와야 했는지....

 

그날이후 난... 계속 우울하다..

다른아이들은 당연히 누려야 하는 모든것들을 내 아이들은

너무 큰 선물로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아빠와 나와 놀이공원도 가고 밥도 먹고 싶다 했다.

하지만 안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착하게 크고 있었다... 그늘없이....

 

왜 할마시가 아이들이 나를 닮았다 했는지 알만했다.

아이들은 나를 닮았다.

옆에서 누가 뭐라해도 꿋꿋이 밝게 살고 있는 것이다...

 

 

 

계속 마음에 걸리는 사람...

바로 랑이다...

 

이야기한다고 화낼사람 아니라는거 아는데

오히려 날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는거 알지만 왠지 머뭇거리고 있다.

 

죄짓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건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자신의 아이를 낳지 않을거라 말한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떤기분일지....

 

한숨만 난다....

 

나의... 큰 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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