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권이가 되었는지..
익숙해져간다. 나에게 먼저 전화해 줄길 바라던 때가 있었는데...
내옆사람이 어느순간 은근슬쩍 권이로 바뀌고 나서 낯설게 느껴졌던 권이의 목소리가
이젠 아주 자연스럽게 들린다. 때론 장난어린 목소리로 때론 진지하게
때론 지친목소리로 시도때도 없이 나에게 전화를 하고 그냥 듣고 싶어서 했다고
전화하는 권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알수 없는 마음속의 평안함을 느낀다.
익숙해져가는거겠지.. 이제 내옆사람은 권이라는것을 그리고 우린 정식부부라는것을...
권이는 내가 아직 자신을 동생취급한다구 생각하겠지만 난 아니다.
내일은 오후근무지만 내일아니면 권이의 옷을 살수 없어서 권이보고 혼자가서
쇼핑하라했더만 싫다한다. 나없어서..
킁;;
입을옷도 없는데 (서랍장안에는 온통 작업복이 되어버린 옷뿐) 서울집과 바다를
갈적에 깨끗하게 입지 못했다구 주절주절 할까봐 ㅋㅋㅋ 쇼핑을 좀 시킬라 했더만
안간다 해서 내가 아침번으로 바뀌었다. 오늘 오후반 내일 아침반 ㅡ.ㅡ
죽음이다.. ㅠ.ㅠ
저녁 10시반에 끈나 집에가면 11시가 넘어 있는데 아침번은 늦어도 6시에 일어나야 하니까
더구나 낼 월요일이지만 어쩔수 없이 힘든것을 무릎쓰구 동대문을 가야 하기 때문에
근무표를 바꾸었다.
휴~~
ㅠ.ㅠ 잉잉 나 일어날수 있을까?
권이는 자긴 되었다구 내옷이나 사라 했지만 아직 작년에 사놓구 몇번입지 못했던 옷도
있구해서 안한다 했더만 또 미안해.. 그런다.. 대체 뭐가 그리도 미안한건지...
작년에 샀던 만원짜리 원피스도 오늘 입어 봤는데 아직 입을만했다.
하지만 옷을 잘 사입지 않는 권이는 몇벌없어서 꼭 사야 한다..
나 대단하다 ㅋㅋ
대단한것도 아니지 내가 정상인데 ㅠ.ㅠ
원래 여자는 결혼을 하면 자신보다 남편이나 아이들옷을 더 신경쓰게 된다.
하나라도 더 사게 되구 더 챙기게 되구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몇백만원짜리 속옷을 입구 다니면서 지 식구들은 어쩌다 인심쓰는척 천원짜리 한벌..
그리곤 유세떠는 그런... 옛날 그 할마시도 그랬다..
그러니 늙어서도 그렇게 사치가 심하지.. 개버릇 남 못준다..
내일이 아침번이라 조금 부담이 되어야 하는데 기분만 좋다..
권이의 옷도 사준다는 사실과 오랜만의 동대문 쇼핑이라서 한 1년만에 가는거 같다.
내일은 동대문 갔다가 권이 옷좀 사고 서울집으로 가서 잔다.
아빠가 집에와서 꼭 자라한다... 당부..
엄마도 그렇게 싫은내색 안하고 그래서 권이에게 가자 했더만 흥쾌히 승낙하는 권..
서울집이 자기집보다 좋다구 한다. 엄마가 편하게 대해 주셔서...
서울집에서 가자해서 가는거지만 그래도 우리도 얼마는 가져 가야 하는데
이번달에도 들어가야 하는곳이 많구만 얼마나 가져 가야 하지...고민 고민..
권이와의 모든 생활이 익숙해져간다..
이제는...
나 정말 권이의 사람이 된거 같다는...